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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자뱅크 등록일 2012.11.27 (04:06:53)
제목 가격이냐 가치냐 [영산대학교 교수 서정렬]
아파트는 ‘가격(price)’으로 얘기되는 대표적 아이콘

아파트는 여전히 유효한 ‘상품’이다.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현재의 시장에서 가장 늦게 조정 받는 것이 아파트이다. 그리고 언제 다시 오를지 몰라 실수요 및 투기적 수요자에게 선호되는 대상이기도 하다. 주택시장에서 아파트라는 상품의 포지셔닝(positioning)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바로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과 하락을 얘기 할 때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아파트는 동시대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바로미터(barometer)’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아파트는 가격으로 얘기되는 우리 시대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아이콘(icon)'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주택 유형 가운데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8.3%이다. 과반을 넘었으니 도시 주거의 대표격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아파트가 선호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주거의 편리성이 첫 번째 이지 싶다. 주택에 대한 관리가 용이하다. 대부분 택지개발지구(신도시) 내에 입지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편의시설 이용의 편리성, 도시생활에서 요구되는 적절한 익명성의 확보 등 장점이 많다. 주거의 편리성에 버금가는 또 다른 선호 이유는 바로 환금성, 수익성 등의 가격경쟁력에 있다. 아파트만큼 사두면 올랐던 부동산 상품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주택의 으뜸으로 뽑은 이유이기도 하다. ‘10년 주기설’, ‘부동산불패론’의 앞에 아파트가 있다. 그런데 최근 아파트 가격이 조정 받고 있다. 특히, 서울ㆍ수도권이 하향세가 뚜렷하다. 최근 그리스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의 확대와 이에 따른 내수부진은 어떻든 아파트로 대변되는 주택가격의 조정국면의 방향성을 보다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세하락은 아니지만 조정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이것이 전환기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사이클과 어떻게 맞물릴 것인가에 대해 주변의 관심이 쏠려있다.
 

단독주택, 토지 ‘가치(value)’의 새로운 발견?

최근 양산시 물금 택지개발지구 내 상가점포가 딸린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청약 결과 2,1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산발 훈풍’이라는 부산ㆍ경남지역의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 평균 몇 백대 일 보다 높다. 이것은 지금까지 유효한 ‘재테크 투자’로 인식되던 아파트 선호 일변도에서 단독주택 또는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선호를 반영했다는 측면에서 몇 가지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의 증대이다. 아파트 가격이 조정 받으면서 느끼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이런 것이다. 언젠가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시세차익(capital gain)보다는 운용수익(income gain)에 대한 관심의 증대로 연결된다. 더 이상의 보유는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왜냐하면 보유를 통해 얻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거주 공간이외 아파트의 장기 보유보다는 거주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월세 등을 얻을 수 있는 점포형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독필지의 판매량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의 택지지구 등에서 판매한 단독주택용지 판매량은 6833필지로 2010년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H의 단독주택용지 판매량은 2008년 2884필지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5203건, 2010년에는 5644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에 대한 규제완화도 한 몫 했다. 2011년 정부는 5·1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거전용용지는 과거 '2층 2가구'만 지을 수 있던 것을 '2층 5가구'까지 지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점포겸용용지도 '3층 5가구'에서 '4층 7가구'로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이러한 규제완화로 인해 그만큼 수익성이 확대된 것이다. 분명한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베이비부머의 단독에 대한 선호이다. 베이비부머로 분류되는 우리 국민 가운데 약 14%(720만명)는 대부분 단독주택에서 태어났다. 그것도 최근의 멋진 서양식 양옥이라기 보다는 허름한 단독주택에서다. 그런 경험이 단독주택에 대한 회귀본능을 자극한다. 태어난 곳, 성장했던 곳, 가족과의 추억, 주거가 있었던 곳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 시킨다. 물론,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조금 더 외곽으로 나와 단독주택을 선택할 경우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측면도 작용한다. 여기에는 새로운 투자로서의 가능성을 단독주택에서 발견하는 까닭도 중첩된다. 경제 원리를 배제한 선택이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가치 지향적 선택이다. 경제 용어 가운데 ‘효용’이라는 것이 있다. 효용(utility)이란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소비해 얻는 만족감’이다. 주거 상품 가운데 아파트가 이런 효용에 적합한 상품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최근 아파트 가격의 조정은 이런 효용으로서의 만족감이 이전과 같이 동일하게 충족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효용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런 이유로 아파트는 ‘가격(price)’이다. 아파트의 가치는 대세 상승기 가격의 오를 때의 ‘시장 가격’이었다면 단독은 저성장시대의 주거, 추억, 삶, 수익형부동산으로서의 '가치(value)'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부동산 시장의 선택 기준이 가격이었다면 앞으로의 선택기준은 분명하다. 바로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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