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씨는 단독입찰로 최종 낙찰자가 됐다.
아파트는 명도소송 과정 중 임차인의 거센 반발이 있어 박씨와 임차인은 대법원까지
가는 오랜 판결 끝에 박씨는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임차인의 사정은 이랬다
아파트 소유자인 A씨는 임차인 B씨에게 전세금을 받고 전세계약을 맺었다.
그러던 중 A씨가 사업자금이 필요해 은행에 아파트를 담보로 사업자금을 얻고자 했다.
그러나 임차인이 있을 경우 담보대출금액이 적은 것을 알고 임차인 B씨에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거나 보증금을 지급한 바 없다 해달라고 부탁했다.
B씨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는 각서까지 은행직원에게 작성해 줬다.
은행은 아파트의 경매절차가 끝날 때까지도 A씨와 B씨 사이의 임대차 관계를
알지 못했다.
▲임차인에 대한 법원의 판단
임차인 B씨는 “담보금액을 높이기 위한 집 주인의 부탁에 못 이겨 은행직원에게
각서까지 써주는 등의 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을
구비한 이상 대항력이 소멸되거나 그 대항력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며,
“결국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낙찰자 박씨는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냉혹했다.
임차인 B씨가 보증금을 내고 전세를 얻었음에도 A씨가 담보금액을 높게 받게 할
요량으로 은행직원에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거나 그 보증금을 지급한 바가 없다고 하고 그와 같은 내용의 각서까지 써줬다면 이는 은행으로 하여금 부동산에 대한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하도록 해 A씨에게 대출하도록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낙찰자가 해당 아파트에 대한 경매절차가 끝날 때까지도 A씨와 B씨 사이의 임대차관계를 알지 못했다고 한다면 B씨가 낙찰자 박씨의 명도청구에 즈음해 전세금 반환을 이유로 아파트의 명도를 거부하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일단 행한 행위표시나 행위를 번복할 수 없다)원칙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혀 법원은 낙찰자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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