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에 관심이 많은 신형수(가명.50)씨는 최근 소규모 상 가주택을 시세보다 30% 남짓 싸게 낙찰받은 뒤 신이 났다.
일단 시세차익을 확보해둔데다 리모델링 후 임대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 위‘로 변할 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다.
신씨는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아파트에만 관심을 가졌다.
수도권 아파트 값이 치솟다보니 일단 낙찰받아 되팔면 목돈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아파트 경매 때마다 10여 명의 입찰자가 붙어 낙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낙찰 후 취득세 등 부 대비용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시세보다 비싸게 사기 십상이었다.
신씨는 올들어 입찰자의 관심이 덜한 틈새물건을 공략하기로 했다.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상가주택은 신씨의 ‘틈새공략‘에 적합한 물건이었 다.
대지 61평과 건물 연면적 66평인 2층짜리 소규모 건물이었지만 입지 가 좋은데다 감정가 산정시점이 지난해 7월로 시세와는 차이가 많았던 것. 신씨는 물건 분석 후 입찰 상한가를 1억8000만원으로 정했다.
경매 현장 서 경쟁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1억7030만원에 응찰해 낙 찰받을 수 있었다.
경매 전문가들은 "경매 수요자들의 관심이 아파트에 집중되지만 근린상 가, 연립, 개발용 토지 등에 눈길을 돌리면 경쟁을 피해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쟁 낮은 틈새상품 유망 법원 경매의 최대 강점은 싸게 살 수 있다는 것. 알짜배기 물건이라도 시세의 90%에 육박하는 가격이라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태수 엠테크 사장은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경매물건을 꾸준히 추 적하다보면 의외의 수확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입지가 좋은 근린상가 △저평가된 토지 △연립.다세 대 등의 경매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물건별 경매 성공사례를 살펴본다.
◇근린상가=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김모씨(42)씨는 최근 남들이 거 들떠 보지 않는 지하상가는 경매에서 낙찰받아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부천 중동 신도시에 있는 5층 건물의 지하상가가 바로 그 것. 대지지분 이 40평이고 상가면적이 250평으로 최초 감정가는 9억원이었으나 다섯 차례나 유찰해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의 32%인 2억9500만원으로 뚝 떨어 졌다.
현장 확인 결과 중동 신도시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끼고 시청, 백화점 등 생활편의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 다.
김씨는 유동인구가 많아 상권이 좋다는 판단이 섰다.
김씨는 최저가 보다 1800만원 많은 3억1320만원을 써내 세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새 주인 자리를 차지했다.
◇저평가된 토지=성남에 살고있는 지모씨(45)는 아파트를 낙찰 받으려다 6개월째 번번히 다리품만 팔던 끝에 비인기 물건에 눈을 돌렸다.
지씨의 눈길을 끈 물건은 경기도 안성시 소재 농지였다.
단독주택과 점포, 낚시 터 등이 포함해 250평 규모였다.
지난해 감정가 5억7600만원에 경매에 나온 뒤 유찰을 거듭한 끝에 최저 경매가격이 3억69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지씨는 최근 감정가의 65%선인 3 억7560만원에 낙찰받았다.
최근 시세가 5억원을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하 면 경매 부대비용을 제하고도 짭짤한 수익을 챙긴 셈이다.
◇연립.다세대=황모씨(48)는 아파트보단 연립주택에 관심이 많다.
아파 트보단 입찰자가 적어 적정가격을 써내면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고 명도( 집비우기) 문제만 잘 해결하면 시세차익이 만만찮기 때문. 황씨는 서울 반포동 60평형 빌라를 1억6400만원에 낙찰받았다.
선수위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1억원과 이사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급했다.
제세공과금도 1000만원 남짓 들었다.
결국 황씨가 들인 비용은 모두 2억 9000만원이다.
감정가 4억원보다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낙찰 후 리모델링 고려할 만 틈새 경매물건은 아파트 등 인기 물건에 비해 낙찰 후 되팔기가 쉽지 않 다.
수요가 적기 때문에 매물 소화기간이 길고 자칫 가격이 폭락할 가능 성도 있다.
이영진 디지털태인 과장은 "낙찰받은 물건을 리모델링해 가치를 올린 뒤 팔거나 임대수익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매 낙찰가 율이 높은 때는 물건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찾아내 활용하는 게 수익률 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대학 주변 다가구 주택을 사서 개보수하거나 고시원으로 용 도변경해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많다.
리모델링 땐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건물의 노후정도와 개조 후 사업성을 따져봐야 한다.
낡은 설비만 보수할지, 외부만 고칠지, 전면 개조할 지 등을 사전에 결정한다.
예산 범위 내에서 몇군데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자재를 선택한다.
상가건물 등을 다가구나 원룸으로 바꿀 땐 해당 지자체의 주차법규를 따 져 봐야 한다.
땅이 넓어 주차장으로 쓰면 간단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주차대수가 늘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증축이나 용도변경을 해야 한다.
시공업체 선정 때 시공실적과 사후관리 등을 비교해 결정한다.
소음이나 먼지 발생으로 이웃주민과 분쟁여지가 있으므로 양해를 구해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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